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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by UM_admin on 2023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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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_Archive #이건용

글·그림 이건용 (군산대 교수, 전위미술가)

어린 시절 고향에 대한 감회는 딱히 뭐라고 말하기가 곤란할 때가 많다. 그것은 잦은 이사와 전쟁으로 오래도록 한곳에 머물러 살지 않았기 때문이다.

태어난 곳은 황해도 사리원이지만 세 살 때 38선을 넘어 서울에 와야 했다. 어머님이 세브란스병원 간호사였고, 해방이 되어 남북이 자유롭게 왕래하게 되리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이때 사리원에는 친할머니가 혼자 남게 되었다.

할아버지의 무언의 유언을 따라 목사가 되신 아버님은 동대문구 제기동에 교회 하나를 개척하셨다. 호기심 많은 나는 창고 안에서 일본인들이 쓰던 철모와 배낭, 쇠칼, 군화, 물병 등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여섯 살에 불과한 어린 나이였지만 이것들이 전쟁에 사용된 물건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전쟁이 나자 아버님은 목사였으므로 미리 피신하셨고, 광나루에서 식구들이 합치기로 했다. 결국 우리 식구는 제주도까지 피난할 수밖에 없었다. 도착해서 간 곳은 큰 교회 안을 군용담요로 칸막이를 친 수백 명이 들끓는 피난민 수용소였다. 이런 좋지 않은 환경에서 동생을 잃었다.

동생의 죽음은 식구는 물론이지만 나에게 커다란 슬픔을 가져다주었다. 당시 나는 국민학교 3학년이었는데 학교 시간 외에는 성곽을 넘어 산속을 헤매면서 마음을 달래곤 하였다.

본 게시물은 유엠갤러리와 샘터출판사의 공동 아카이빙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미지의 모든 저작권은 샘터출판사에 있으며 허가 없는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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