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 Wonderful Future
Kerri LEE | 2021.12.02 (Thu) ~ 2021.12.18 (Sat)
3F, Garosugil 64, Gangnam-gu, Seoul, Republic of Korea
훌륭했던 과거는 서서히 죽어가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 다른 완벽한 미래를 위해 미완성적이며, 불안정하고, 파편화 되어지는 ‘불안’을 겪는다. 본인이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미래를 향한 현재 우리들의 위기의식, 조급함, 열등감과 같은 긴장상태의 ‘비가시적인 관계’에 대한 것이다.
언제부터 인가 우리는 급변하는 현대 문명 아래 좀 모자란 ‘과정’보다는 완벽한 ‘결과’ 를 추구하며 마치 전염병을 앓고 있는 듯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현재를 살아간다. 각자의 삶을 이끌어가는 방식과 경험, 개인적 가치관 및 감정은 모두 다르지만 그 사이를 관통하는 공통된 요소는 반드시 존재한다. 본인은 작업에서 그 공통된 요소를 ‘고요한 열병(silence fever)’이라고 명명하며, 현대인들의 내적 불안 요소로부터 파생되는 불완전한 인간의 본 모습, 영원히 완전해질 수 없는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를 풀어나간다.
본인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 붓자국의 흔적, 색의 중첩, 아크릴 스프레이의 우연성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평면’이라는 형식안에서 이끌어 나간다. 이러한 효과들은 텅 빈 캔버스를 채워가는 과정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 즉 ‘현대인들의 욕망’의 이면에 숨겨진 내적 관계에 대한 것을 시각화 한다. 대부분의 작업은 드로잉과 페인팅으로 분류되며, 종이와 캔버스에 진행된다. 페인팅을 작업하기에 앞서, 본인은 일차적으로 일상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무의식적이고 파편화되는 감정들을 즉각적인 드로잉을 통해 그 흔적을 남긴다. 그리고 개별적인 선별에 의해 선택된 드로잉은 다양한 크기의 캔버스로 옮겨져 더욱 구체적인 추상적 형상으로 확장된다. 이 과정에서 두드러지는 조형적인 요소는 ‘획(stroke) 과 선(line)’이다.
작업에서‘획을 긋는다’는 것은 단순히 물감의 흔적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며, 심신(心身)이 결합하여 만들어내는 총체적인 결과물이다. 즉 작업의 마무리 단계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검정색 획’은 선명한 아크릴 스프레이 흔적에 의해 표출되며, 전체적인 형상의 유기적 관계를 촉구한다. 이 과정에서 본인의 신체는 무의식의 본능적인 행위를 즉각적으로 표출해낼 수 있는 하나의 표현 과정으로 사용되어지며, 작업을 완성 시키는 매체로서의 역할을 한다.
‘회화’는 본인에게 가장 본능적인 언어를 구사할 수 있게 해주는 직접적인 매체이다, 이 시대의 욕망이 불러일으키는 불편한 관계와 감정, 주변의 크고 작은 사건들로부터 파생되는 주관적인 것들이 본인이 창조해내는 회화 언어와 맞닿아 있는 지점이 있길 바라며, 추상의 본질적인 의미에 대한 연구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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