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ULINE CHOI ‘INTO THE LIGHTS’
PAULINE CHOI | 2016.10.25 – 2016.11.03
‘ INTO THE LIGHT ’ 展
폴린 최의 작품은 마치 살아서 지각하는 존재처럼, 희귀하고 매혹적인 가변성을 지닌다. 예를 들어 조용히 벽에 걸린 채, 작품이 핑크 빛 그리고 회색 빛의 선묘 망에 잠재 하던 내부에서 외부로 이르면 뒷면의 조명이 켜지며 황홀한 색채와 질감의 새로운 스펙트럼이 드러난다. 조명이 들어오면 작품들은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 해가 지면 노래하는 듯한 색채들은 이 새로운 강렬함으로 빛나고, 그 작품은 어둠의 바다 속에서 아른거린다.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작품에 새겨진 것과 더불어 작품에 새겨진 빛과 어두움간의 상호작용은 작가가 젊은 시절에 영화제작과 관련된 일에 종사했음을 말해준다. 실제로 작품들은 마일라라고 불리는 필름처럼 반투명한 물질 위에 그려지고, 그 뒤편의 얇은 패널에서 빛이 나와서 밝혀진다. 작가는 이 특이한 바탕 위에 생동감 있는 색을 쌓아나간다. 때로는 흑연으로 드로잉을 첨가하기도 하고, 가끔은 두 장 또는 여러 장을 겹쳐서 미세하게 아른거리고 희미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곤 한다. 이렇게 색을 쌓아나가고 여러 장을 겹치는 과정은 작품이 전개됨에 따라 스스로 자라나고 변화하게 만든다. 최종적인 이미지는 다중적인 경험이 반영 되듯 여러겹 으로 합쳐져서 나타나는데, 예를 들어 작가가 롤랑바르트의 어린 시절을 보낸 집의 사진에서 영감을 받은, 우울하지만 잊을 수 없는 풍경에 대한 기억의 울림을 유발하기도 한다.
최근에 작가는 숲과 꽃이라는 주제에 집중하고 있다. 더러는 작가의 시골집에서 그린 단순한 선의 드로잉에서 시작한 이미지들은 궁극적으로 구상과 추상의 형태를 오고 가곤 한다. 자연에서 얻어진 주제들은 특별한 의미로 가득 차있다. 꽃들은 팽창하는 에너지를 발산하는 한편, 숲들은 환상적인 빛의 틈새로 열려 있는, 신비하고도 어두운 곳으로 남아있다.
숲들과 꽃들은 작가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삶의 기쁨을 반영하는 마음의 상태에 대한 은유이다. 우리는 시각적으로 나무들의 어두침침한 선들을 따라 배회하다가, 마침내는 빛나고 생생하며 자유로운, 상상의 공간에 다다르게 된다.
‘족자’ 같은 형태의 마일라 그림과 더불어, 최근에 보이는 작가의 자연에 대한 집중은 전통적인 동양예술의 요소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작가와 그 작품에 보이는 에너지의 흐름에 함축된 ‘영혼의 울림’ 혹은 생명력은 더욱 더 그러하다. 그 결과로 작가의 작품은 아름답고 슬기롭다. 그 이유는 우리에게 인간이란 존재의 무상함과 가변성, 더 나아가 예술의 영원성과 복원성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Jill Lloyd (Art historian, P•H•D and Cur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