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적태도

검정색의 형태들은 침범 불가하며 타협의 점조차 없는 불변의 신념이자 고집을 마치 사물화 시키듯 형상으로서 재탄생 시켰다.

돌, 세포, 암 덩어리 등등의 다양한 존재로 동공속 각인을 시키듯, 사실 그 어떠한 존재로 해석을 하는지는 작품속 이미지를 맞이하는 대중마다 모두 다를 것이다.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는 그 형태가 담고 있는 성질이자 토해내는 태도이다.

자유분방한 위치와 크기로 떠도는 듯 하지만 각이 잡히고 정리되어 있으며 때로는 흘러내리고 번지는 듯 하지만 하나의 태두리속 모여 있는 색과 형상은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마치 공기처럼 붙잡을 수도 혹은 가둬 둘 수도 없다.

망치로 수없이 내리쳐도 수천개의 작은 알갱이로 부셔져 흔적을 남기는 돌 마냥 방사선의 끝없는 노출에도 재탄생되고 줄지어 뻗어나가는 암세포처럼 작품 속 검정색 형태들은 자극을 받을수록 본연의 색과 움직임으로 캔버스 위를 더욱 점령해 나간다.

부동적인 성격을 뿜어내며 침투하기 어려운 유선과 직선의 조화속에서 반항적인 태도로

보는 이의 마음속에도 검정씨앗을 흩뿌리며 잿가루 처럼 번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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